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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봉사 기고> “중매쟁이” 글. 최종련(서울신용산RC 전회장)
서울신용산 | 19-03-22 | 조회수 2106

<국제봉사 기고>

“중매쟁이”

글. 최종련(서울신용산RC 전회장)

우리가 흔히 “중매쟁이”라고 하면 결혼을 연상하게 하는 용어이지만 실제는 어떤 일이 성사될 수 있도록 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오히려 영어의 "matchmaker”라는 표현이 이해가 쉬울 것 같다.

필자는 우리 서울신용산로타리클럽의 자매클럽인 몽골 울란바토르 市 TUUL 로타리클럽(3450지구)과의 오랜 인연으로 울란바토르 시내의 어려운 지역 아동에게 학용품과 치약•치솔 등을 전달하고, 시각장애인에게는 안내봉을 전달하였으며, 중•고등학교에 이발소와 미용실을 건립해 주었고, 그 외에도 아스피린 등 가정상비약을 전달하는 등 비교적 잔잔하게 각종 봉사활동을 꾸준히 해 오고 있다. 덕분에 우리클럽 회원과 가족은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몽골 체험여행을 자주하고 있는 편이다.

그래서인지 여러 지구에서 몽골을 대상으로 하는 각종 봉사활동에 대한 문의를 자주 받고 있다. 그러던 중 지난 2015년 8월경 3662지구(제주) 2015년~2016년 한림클럽 회장(정병익)으로부터 몽골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싶은데 사업 분야는 국제로타리의 4대 봉사활동 범위 내에서 하고 싶으며, 예산규모는 53,000USD 정도라고 하였다. 몽골에 몇 번 다녀오신 분들은 잘 알고 있겠지만 몽골의 수도인 울란바토르는 도시규모에 비해 도시기반시설(도로, 상하수도, 공원 등)이 매우 열악한 실정이다. 기후적인 영향도 있겠지만 150만이상의 주민이 거주하는 도시임에도 배수시설이 제대로 되었지 않은 것도 이 도시의 큰 특징 중에 하나이다.

특히 울란바토르 市 변두리 지역은 도시기반시설의 열악한 정도가 매우 심각한 실정이며, 식수와 교통수단은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열악한 재정 형편 때문에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남녀노소 구분할 것 없이 어른은 물통, 어린이는 물병으로 인접한 우물이나 급수차에서 물을 길어가는 것이 중요한 일과이고, 마을에서 시내 중심지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수 ㎞를 걷거나 지나가는 개인차량에 일정한 비용을 지불하고 이용하기도 한다.(1㎞를 이용하는데 환화 450원 정도를 지불한다)

이러한 지역적 실정을 감안하여 필자는 “한림로타리클럽” 측에 울란바토르 市의 상수도 시설이 없는 마을에 안정적인 식수공급을 위해 우물 개발(2곳)과 러시아 인접 국경지역으로서 “국제자유무역지구”로 지정된 “알탄 블락”이라는 도시의 공동우물에 정수기 설치사업 등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하였고, 한림로타리클럽에서도 이 제안을 수용하여 세 가지 사업을 동시에 추진하기로 하였다.
그러나 TUUL 로타리클럽의 내부사정(국제봉사활동에 대한 이해부족과 경험부족)과 홍콩에 위치한 3450지구와의 의사소통 어려움 등으로 문제가 많았으나, 인내심을 가지고 2여 년 간 준비하여 2018년 2월 RI의 승인(GG1745072)을 받게 되었다. 그로부터 2개월 후인 4월 23일 사업자금이 입금조치 되어 약 1개월에 걸쳐 업체선정, 수맥탐사, 공사실시 등 5월 23일까지 세 지역의 사업을 모두 완료하였다.(3662지구에서는 차태환 전 총재, 정병익 전 회장 등이 현지를 방문하여 유치원생, 주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준공식을 실시)

 

 

(사진) 시원하게 솟구치는 물

이렇게 준공된 우물과 정수시설이 실제로 어느 정도 활용되고 있는지 궁금하여 지난 8월초에 필자와 신용산로타리클럽 회원 몇 사람이 함께 현장을 방문하였다. 시간관계상 울란바토르 외곽지역에 우물이 설치된 유치원(171유치원, 166유치원) 두 곳만 방문하였지만, 두 곳 모두 맑고 깨끗한 물이 힘차게 솟구쳐 오르는 모습은 보는 사람의 가슴을 후련하게 해 주었고 육신의 갈증마저도 시원하게 해결해 주었다. 솟구치는 물길을 보고 유치원생들은 신기 해 하였고 마을 주민들은 반가워하면서 고마워하는 모습이 필자는 물론 함께 참석한 신용산로타리클럽 회원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하였다.

 

 

(사진)
돌하르방 앞에서
유치원생, 가족 등과 함께

우리나라 속언에 중매쟁이는 “잘되면 버선 한 켤레, 못되면 뺨이 석대”라는 말이 있듯이 국제봉사활동에서 “matchmaker”는 언어, 문화, 비용 등 다양한 면에서 어려움이 많았다. 필자는 버선 선물은 받지 못하더라도 뺨은 맞지 말아야 한다는 각오로 성의를 다하여 몽골을 오고가면서 중매쟁이 역할을 열심히 한 결과 식수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마을에 우물과 정수시설이 마련되는 보람을 느끼고 있다. 이번 방문에는 한림클럽의 요청으로 각 사업장에 기념조형물(제주 돌하르방 및 로타리 표식)을 설치하기도 하였다. 로타리의 국제봉사활동 인연으로 대한민국 제주도 화산석으로 제작된 “돌하르방”이 머나먼 이국땅으로 시집을 가게 된 것이다. 필자는 스스로 “중매쟁이” 역할을 잘 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왜냐하면 한림클럽이나 TUUL클럽으로부터 “뺨 석대”는 없었고, 버선격인 감사패가 있었기 때문이다.
기회가 되면 국경지역의 자그마한 도시인 “알탄 블럭”을 방문하여 정수기가 제대로 작동되고 있는지, 지역주민들은 어느 정도 이용하고 있는지도 확인해 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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