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소식
Rotary International District 3650
"산자분수령(山自分水嶺)". 산은 스스로 물과 만나 고개를 이룬
다. 금수강산이라 하는 우리 강산은 산 스스로 물과 만나 고개를
이룬다. 그리고 고개 너머 길을 이루고 물과 산 따라 흐른다. 사
람에게 인격이 있고 산에도 산격이 있다. 그런 품격(品格)이 저
마다의 멋을 만들어 준다. 산행을 한다는 것, 길을 나서고 산자
분수령의 뜻을 안고 저마다의 멋을 따르는 산천기행이다.
‘3650 산악회’는 2011년 3월 창립되었다. 국제로타리 3650지구
에, 지구 단위의 산악회가 없던 시절, 당시 서울 아미로타리 산악
회의 정기산행에 참석한 이영호 총재님, 고 이종원 총재님의 제안
으로 지구 단위로 확대되어 ‘3650 산악회’가 만들어졌다. 창립식
은 남한산성에서였다. 80 여명의 로타리안들이 참석해서 큰 성
황을 이루었다.히말라야 사나이 이희봉, 건축가 하양호 회장을 거
쳐 늘 산악회를 든든한 안산같이 지키는 송경미 회장, 정미옥 회
장과 윤장미 총무가 산악회를 야무지게 이어오고 있다. 3650 산
악회는 매달 넷째 주 토요일 정기산행을 하였고 그동안 180여회
산행을 하였다. 주산인 북한산을 제일 많이 다녔고, 신년 초는 남
산을 산행지로 하고, 전국 명산을 찾았다. 그리고 2024년 6월 최
초로 해외 원행을 하여 베트남 판시판 山도 다녀왔다.
돌고 도는 로타리, 국제로타리 3650지구,
3650산악회는 오늘도 길을 나섰다.
8월 산행은 8월 23일 토요일 창의문-백사실 계곡을 거쳐 화정
박물관으로 향했다. 그날은 바람도 포기한 폭염 속이었다. 그나
마 열돔이 처서를 지나서인지 구름 하늘 아래였다. 신경림 시
“농무”에 못난 놈끼리 얼굴만 봐도 반갑다는데 우리는 잘난 분
끼리라 얼굴만 봐도 더 신난다. 경복궁역 3번 출구 커피숍에 반
가운 얼굴이 어울린다. 산길을 따라가며 정을 나누고 이야기를
나누니 정담 산행이다. 정담이 흐르는 길에 낭만과 풍류가 있다.
경복궁역에서 청와대 옆길 따라 윤동주 문학관이 있는 바람의
언덕에 올랐다. 문득 원로 김경선(새문안로타리) 선생님이 "희
미한 옛사랑의 그림자"를 추억했다. 박인환의 시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노래를 부르며 옛 시절을 회오했다. 돌아오지
않는 백색구두의 명동백작 시절을 떠올리다, 명동풍류를 만들
고 있는 명동백작 심영효(남대문로타리) 산우의 느짓한 웃음이
길을 재촉한다.
조선성곽 창의문에서 숨을 고르고 부암동으로 나섰다. 한때 삼
청각에서 부암동 무의정사의 안평대군의 풍류를 그린 여성춤
극을 기억했다. 백사실 계곡에 드니 청징한 물소리부터 다르다.
백석동천에 발을 담그니 윤선도의 어부사시사 절로 나온다. ‘지
국총 지국총 어사화, 창랑에 물 맑으면 갓끈을 씻고 창랑에 물
흐리면 발목을 씻고~’ 出仕의 뜻을 담고 반정의 역린이 서린 세
검정으로 흐르는 물길 따라 화정박물관 쪽 허리를 지나 평창칼
국수 집으로 갔다.
이현성(새서울클럽) 3지역 대표님의 이번 산행 점심 특별찬조
가 있었다. 별미에 더하여 산과 물, 계곡과 바람을 따라 흐르는
사람들의 정겨운 산행이다.
폭염속 한적한 길을 따라 온몸에 흐르는 땀, 맑은 계곡물에 세족
을 하니 절로 노래가 나온 하루였다.
글 김태균 | 풍류 로타리클럽 회장